| 이로운 | |
| "" | |
| 상태 메세지 | |
| Non mea, Sed tua | |
| 최초 레스 작성일 | |
| 2026-02-14 (토) 13:16:36 | |
| 캐릭터 소개 | |
| 가톨릭, 칼라일의 평행, 화로와 같은 차원 | |
| 본명 | 이로운 |
| 나이 | 18살 |
| 성별 | 시스젠더 남자 |
| 국적 | 대한민국 |
| 종족 | 인간 |
| 생일 | 10월 15일 |
| 직업 | 고등학생 |
| 상태 | 생존 |
1. 소개 ¶
서울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양궁선수.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칼라일과 같은 영혼을 지녔다.
주중 일과는 새벽미사-학교-병원-집. 주말은 훈련-봉사활동-병원-교회.
취미는 게임, 독서, 성서비평 및 신학 공부, K-POP 직캠 영상 보기. 장래희망은 아직 잘 모름.
프로필의 라틴어 뜻은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세례명은 마르티노(마르티누스).
주중 일과는 새벽미사-학교-병원-집. 주말은 훈련-봉사활동-병원-교회.
취미는 게임, 독서, 성서비평 및 신학 공부, K-POP 직캠 영상 보기. 장래희망은 아직 잘 모름.
프로필의 라틴어 뜻은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세례명은 마르티노(마르티누스).
4.1. 사고방식 ¶
기본적으로 세계는 신의 창조물이며, 신은 절대선이라 믿는다. 다만 비과학적 기적이나 신비주의에 몰두하기보다 신의 투영으로 발현된 사랑, 선한 마음, 대화의 의지 등이야말로 진정한 기적이라고 믿는다. 경전과 교리는 꾸준히 변화하는 해석과 연구의 대상이며 그 답은 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고, 인간은 단지 끊임없는 노력과 기도로 그 시대에 알맞은 신앙을 가져야 한다고 보는 입장. 즉 진보신학계.
다른 차원과 연결된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다른 세계에도 신의 빛이 닿지 않는 곳은 없으리라 믿으며 늘 이용자들을 위해 기도중이다.
다른 차원과 연결된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다른 세계에도 신의 빛이 닿지 않는 곳은 없으리라 믿으며 늘 이용자들을 위해 기도중이다.
신앙관은 다음과 같다. (일부는 현실 가톨릭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으나, 이곳은 다른 세계이고 신학자들 또한 스펙트럼이 다양하니 로운이의 입장으로 봐주세요.)
1. 신은 무한히 선하다. 동시에 인간이 선할 수 있는 것 또한 그러한 무한한 신에게서 받은 은혜이다. 인간은 행동의 보답으로 은총(은혜)을 받는 게 아니라, 은총을 받았으니까 선행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누군가 선한 의지를 가진다면 그것이 이미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 참조
- 가톨릭 교리상, 인간은 행동의 보답으로 은총(은혜)을 받는 게 아니라, 은총을 받았으니까 선행을 할 수 있는 것이고, 그 선행을 오직 유비적 의미에서만 하느님께서 '공로'로 계산해주신다는 의미일 뿐이다.(참고: 가톨릭 교리서 제2008항) 여기서 '유비'는 '그 사람은 얼굴이 아름답다'와 '그 사람은 마음씨가 아름답다'처럼 엄밀하게는 다른 두 개념이 특정 근거에 의해 동일 어휘를 공유하는 걸 가리키는 스콜라학의 용어다.
2. 기본적으로 지옥에 떨어지는 사람은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성부-성자-성령의 전능성과 선을 인정 및 이해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배반/무시하는 사람일 것이다. 다만 자신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무엇도 확신할 수는 없으며 신은 추락한 일부 천사와 달리 인간의 불완전함을 미리 예견하였기 때문에 분명 그러한 사람들도 구원과 속죄의 길이 있을 것이다.
- 참조
- 참고: 가톨릭대사전. 가톨릭에서 명시하는 불신과 구원론은 다음과 같다.
① 그리스도와 교회는 일치하여 있기 때문에 어떠한 모양으로든지 교회와 결합하여야 그리스도와 결합할 수 있다(교회헌장 14). ② 그리스도께서 가톨릭 교회를 세우신 것을 알면서 이 교회에 들어오지 않거나 거기서 나가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없다. 따라서 교회는 모든 종교적 무관심주의를 용인할 수 없다(교회 헌장 14). ③ “교회 안에 완전히 결합되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성령을 모시고 교회제도와 교회 안에 마련된 구원의 수단들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보이는 교회조직 안에서 교황과 주교들을 통하여 교회를 다스리는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있는 사람들이니, 즉 신앙고백과 성사와 교계제도와의 통교(通交) 안에 있는 사람들이다”(교회헌장 14). ④ “그러나 교회에 결합되어 있을지라도 사랑에 항구하지 못하여 교회의 품 안에 몸으로만 머물러 있고 마음으로 머물러 있지 않는 사람은 구원될 수 없다”(교회헌장 14). ⑤ 자기 탓없이 교회에 완전히 결합하지 못한 자 중에 예비신자들은 그 신앙고백과 소망으로써 이미 교회의 자녀이다(교회헌장 14). 그러므로 완전하게 교회에 일치한 자만이 구원된다는 피니의 주장은 배척되어야 한다(검사성성 훈령). ⑥ 불가피한 무지에 의하여 동일한 신앙고백, 동일한 성사 동일한 교계 종속의 3조건 중 그 어느 하나나 두 가지를 갖추지 못한 그리스도 교도들은 갈라진 형제라고 보며 그들에게도 불가피한 무지를 전제로 하여 구원이 가능하다(교회헌장 15). ⑦ 불가피한 무지에 의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하여도 참 하느님을 예배하는 유태교인이나 회교도도 교회에 관련되어 있으므로 구원이 가능하다(교회헌장 16). ⑧ 불가피한 무지에 의하여 참으로 참 하느님을 모르고 어떤 방법으로든지 양심적으로 하느님을 찾는 사람에게도 구원은 가능하다(교회헌장 10). 물론 이 경우에도 하느님의 은총의 부여를 전제로 하고 가능한 것이다. 이상의 조항들은 성서의 가르침으로 뒷받침된다. 성서는 단순한 무지를 책하지 않고 고의적인 거부를 단죄한다. “나를 배척하고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단죄하는 것이 따로 있다”(요한 12:48). “나더러 ‘주님, 주님’ 하고 부른다고 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25:41, 야고 2:14).
3. 완전히 선하고 너그러우신 신은 인간이 아는 것 이상으로 마음을 두루 꿰뚫어보고, 그럼에도 인간의 나약함과 불완전함마저 사랑하는 분이시니 중요한 것은 진실된 마음이고, 전례는 그러한 마음을 더 잘 유지할 수 있게 돕고 교회 공동체의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마음 없는 행위는 당연히 무의미하다.
- 참조
- "우리는 여기서 분명히 해 둡시다. 전례 거행의 모든 측면(공간, 시간, 몸짓, 말씀, 기물, 전례복, 노래, 음악들)을 주의 깊게 살피고, 모든 예식 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마땅히 회중이 하도록 되어 있는 것들을 생략하지 않도록 이러한 관심을 충분히 기울여야 합니다. 곧, 파스카 신비는 그 교회가 정한 예식에 따라 거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전례 거행 행위의 고유한 특성과 규범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우리의 참여를 완전하게 하는 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주교, 신부, 부제와 축성 생활자와 평신도들에게 보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서 「나는 간절히 바랐다」(Desiderio desideravi) 23항.
예수께서 헌금궤 맞은편에 앉아서 사람들이 헌금궤에 돈을 넣는 것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 때 부자들은 여럿이 와서 많은 돈을 넣었는데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은 와서 겨우 렙톤 2개를 넣었다. 이것은 동전 한 닢 값어치의 돈이었다.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은 돈을 헌금궤에 넣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넉넉한 데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구차하면서도 있는 것을 다 털어넣었으니 생활비를 모두 바친 셈이다."
마르코의 복음서 12:41~44 (공동번역 성서)
"나더러 '주님, 주님!' 하고 부른다고 다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
그 날에는 많은 사람이 나를 보고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또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그 때에 나는 분명히 그들에게 '악한 일을 일삼는 자들아, 나에게서 물러가거라.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하고 말할 것이다."
마태오의 복음서 7:21~23 (공동번역 성서)
4. 선은 자랑할 것이 아니고, 가장 낮은 처지에 있는 이웃을 돕기 위해 힘써야 마땅하다. 이는 신약성서의 예수의 행보를 보면 당연한 사실이다.
- 참조
- 그때에 임금이 자기 오른쪽에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그러면 그 의인들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굶주리신 것을 보고 먹을 것을 드렸고,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언제 주님께서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따뜻이 맞아들였고,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렸습니까? 언제 주님께서 병드시거나 감옥에 계신 것을 보고 찾아가 뵈었습니까?’ 그러면 임금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오 복음서 25:34~40(공동번역성서)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 이것은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 는 둘째 계명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이 두 계명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
마태오 복음서 22:37~40(공동번역성서)
어떤 율법교사가 일어서서 예수의 속을 떠보려고 "선생님, 제가 무슨 일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율법서에 무엇이라고 적혀 있으며 너는 그것을 어떻게 읽었느냐?" 하고 반문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생각을 다하여 주님이신 네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하였습니다."
이 대답에 예수께서는 "옳은 대답이다. 그대로 실천하여라. 그러면 살 수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율법교사는 짐짓 제가 옳다는 것을 드러내려고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
강도들은 그 사람이 가진 것을 모조리 빼앗고 마구 두들겨서 반쯤 죽여놓고 갔다.
마침 한 사제가 바로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 사람을 보고는 피해서 지나가 버렸다.
또 레위 사람도 거기까지 왔다가 그 사람을 보고 피해서 지나가 버렸다.
그런데 길을 가던 어떤 사마리아 사람은 그의 옆을 지나다가 그를 보고는 가엾은 마음이 들어 가까이 가서 상처에 기름과 포도주를 붓고 싸매어 주고는 자기 나귀에 태워 여관으로 데려가서 간호해 주었다.
다음날 자기 주머니에서 돈 두 데나리온을 꺼내어 여관 주인에게 주면서 '저 사람을 잘 돌보아 주시오. 비용이 더 들면 돌아오는 길에 갚아드리겠소.' 하며 부탁하고 떠났다.
"자, 그러면 이 세 사람 중에서 강도를 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준 사람은 누구였다고 생각하느냐?"
율법교사가 "그 사람에게 사랑을 베푼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는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
루가의 복음서 10:25~37(공동번역성서)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마태오 복음서 6:1~8(공동번역성서)
4.2. 기타 ¶
프로필의 남색과 금색은 각각 라일이의 상징색과 가톨릭에서 기쁨, 영광의 의미로 대축일에 사용되는 색이다. 새벽녘에 빛나는 별 같은 의미도 있음.
가톨릭 문화 오타쿠 기질이 있어서, 바티칸에 데려가면 신나서 한참동안 떠들다 쓰러질지 모른다.
경기나 연습 전에 성호를 긋는 습관이 있다.
입양가정에서 살고 있다. 9살 차이의 여동생이 하나 있다.
5. 세계관 ¶
현실의 가톨릭과 거의 유사하다. 현대 사회에서 쟁점이 되는 논란만 제외했다고 보면 된다. 축일을 지키고, 지옥-연옥-천국의 구분이 되어있다. 그리스도교의 야훼가 유일신은 아니며 다른 종교의 신들과 연관된 비밀스런 역사가 있다. 바티칸에서는 현실보다 철저하게 구마 전담 사제를 따로 훈련한다.
6. 독백 ¶
- 암약
-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로마 미사 경본』, 재의 수요일.
어느새 벌써 재의 수요일이 왔어요! 재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답니다. 우리의 죄를 의미하기도 하고, 이 땅의 삶의 덧없음을 의미하기도 해요. 오늘 미사에서는 이마에 재를 얹고, 참회와 회개 그리고 그것들을 돌봐주시는 사랑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단식-저는 아직 나이가 어려 금육재-을 해야 한답니다.[1]
"하느님, 당신 자애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 주소서."
인간의 몸은 나약해서 언제나 크고 작은 죄를 짓곤 합니다. 그래서 신에게 의지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인간의 마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으니까요. 오늘은 그간 지은 죄들, 저는 죄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마저 용서받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크신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도록...'
...미사 시간이 끝나고 조금 더 기도합니다. 요즘은 기도가 늘었어요. 걱정하는 사람들이 생겼거든요. 다른 차원과 연결된 채팅이라니, 어째서 저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요? 하지만 원래 사람은 알 수 없는 일들을 쉬이 겪고는 합니다. 그러니 저는 뜻에 따르는 것만이 방법이겠지요. 모두가 충만한 하루를 보내기를 바라고-그리고, 부활의 신님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차원은 다르지만 그리스도님의 능력은, 선은 그곳에서도 올바른 길을 찾을 거라고 믿어요. 선이 없는 세계라면 어떻게 해골신님처럼 좋은 분이 계실 수 있나요?
...기도를 마치고 봉사활동을 하러 갑니다. 바빠요! 곧 선발전도 있는데 봉사활동에 공부랑 신앙생활까지 챙기려니 정말 정신없는 시기네요! 모든 일이 잘 되도록 기도를 또 해야겠어요.
"...보아라, 아몬. 동방의 작은 섬에서 축제가 열리려 하는구나."
"정말이냐? 어디 보자, 아아. 우리가 그동안 권세자의 마음을 흔들고 해가 뜨는 나라의 신들과 연합하여도[2] 실패한 일이 마침내 이루어지려 하니, 이는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본래 인간은 어리석은 쥐와 같아 겁을 주면 더욱 놀라 숨지만, 배가 부르면 눈앞에 있는 것이 덫인지도 모르기 마련이다."
"네 말이 맞다, 마르바스여. 그러면 우리의 왕을 모실 때가 되었는가? 우리도 가서 축제를 거들어야 저 약속의 땅[3]에서 우리 또한 한 자리를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아니, 아니. 저곳에 비록 악한 영들이 모였다고 하나, 옥좌에서 우리를 땅 깊은 곳으로 내리꽂은 그가 노려보고 있으며, 다른 높은 영들 또한 자신들의 사도를 보냈으니 우리의 계략이 성공할지 장담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이대로 유황불 악취를 맡으며 기다리자는 것이냐?"
"성급하게 굴지 말아라, 아몬. 저 섬이 아니라 오래도록 저 왕국의 수도였던 곳에, 우리가 권세자[4]의 질투를 불러왔던 그곳에 아주 맑은 영이 하나 있다."
"오, 마르바스여. 너의 말이 맞구나. 어찌하여 아직도 저런 마음을 가진 자가 있다는 말인가? 참으로 역하다."
"우리가 저 소년을 왕께 바치자. 그리하면 우리의 승전을 알리는 전리품이 될 것이요, 흠 없는 제물로 왕께서 흡족해하실 것이다."
"저리도 맑은 영이 우리의 꾀임에 넘어올까?"
"본래 인간이란 배부를 때에는 신을 찾다가도 손끝에 가시만 박히면 울부짖기 마련이다. 신심이 깊다 하나 저 아이는 부유한 나라에 살아 약속의 땅[5]에서 벌어지는 눈물과 피를 모르며, 말로는 빈곤한 자를 위하나 굶어보지 못하였고, 연금술사의 후예들이 미물로부터 얻어낸 지혜[6]로 병 한 번 제대로 걸려본 적이 없는 자다. 우리가 이요브(*욥)의 가진 것들을 빼앗았을 때 그가 얼마나 우스웠는가? 가장 지혜롭다던 왕[7]에게 우리의 여제(*시바의 여왕)를 보냈을 때, 그가 어찌나 쉽게 타락하던가? 본래 가진 것이 많은 자일수록 잃고 신을 모욕하는 법! 저 소년의 입에서 추악한 소리들이 흘러나오는 순간을 상상해봐라, 아아, 나는 너무나 황홀하구나."
"훌륭하다 마르바스! 역시 너는 참으로 현명한 자다. 우리 저 땅으로 가자. 나는 기다리는 것마저 벅차구나."
각주
----- [1] 사순 시기 금육은 만 14세부터 죽을 때까지, 단식은 만 18세부터 만 60세의 전날까지 지켜야 한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제136조 참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로는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 합당할 경우 성토요일에 단식을 진행한다. 노약자나 임산부, 환자나 힘든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과 특별히 허락된 사람은 단식의 의무에서 제외된다. 하루 내내 굶는 것은 아니며 한 끼의 식사는 충분한 양을 섭취하도록 하고, 아침과 저녁식사도 가볍게 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 단식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랑과 희생의 정신으로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참여하며, 자기를 이기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데 있다. 따라서 단식으로 절약된 양식은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데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 [2] 조선의 천주교 박해, 일제강점기.
- [3] 실낙원에서 지구는 인간을 위해 창조하기로 예언된 땅으로 묘사된다.
- [4] 야훼(하느님).
- [5] 성서의 가나안. 지역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시리아·레바논 남부, 요르단.
- [6] 현대의학.
- [7] 솔로몬.
- 꿈
- "Mein Sohn, was birgst du so bang dein Gesicht?"
"아들아, 왜 그리 두려워하며 얼굴을 숨기느냐?"
"Siehst, Vater, du den Erlkönig nicht?
"아버지, 저기에 마왕이 보이지 않으세요?
Den Erlenkönig mit Kron' und Schweif?"
왕관을 쓰고, 꼬리가 달린 마왕이?"
『마왕』, 괴테.
새벽의 병원은 고요하다. 창 밖으로 차가 돌아다니는 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정적. 짙게 깔린 어둠이 소리마저 차단한 것일까? 로운은 가만히 침대를 바라본다. 작고 연약한 존재가 새근거리는 소리를 내며 깊이 잠들어 있다. 로운은 가까이 앉아 아이의 이마를 쓰다듬는다. 너무나 따듯하고 미미한 온기가 손바닥을 스친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있던 중, 멀리서부터 정적을 깨는 소리가 들려온다. 또각, 또각, 또각. 로운은 문가를 바라보고 미미하게 새어 나오는 빛줄기를 그림자 하나가 반으로 가른 채 소리는 멎는다. 어쩐지 문 주위가 유독 어둡게 느껴진다.
"문을 열어주세요."
감미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너무나 상냥하고 부드러운 말투. 로운은 자리에서 일어나 문가로 다가갔다.
"계세요? 문을 열어주세요. 지금 손을 쓸 수가 없어서요."
손잡이에 손을 얹고 멈칫, 로운은 소름 끼치는 불쾌함을 느낀다. 마치 오래도록 발길이 닿지 않아 숲 속에 은밀히 감춰진 썩은 늪 속에 손끝을 넣는 기분이다. 너무나 어둡고 차가운 감촉에 퍼뜩 놀란 로운은 손을 뗐다.
"들려요, 들려요? 정말 죄송해요. 서둘러 열어주세요. 치료를 해야 해요."
등이 축축하다. 한 걸음씩 로운은 소리내지 않고 조용히 물러났다. 문 밖의 목소리는 지친 기색도 없이, 마치 인공지능이 말하듯 단조롭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째서 열어주지 않죠? 왜 어린 아이가 아픈데 도와주지 않죠? 당신은 동정심도 없나요? 작은 도움만 있으면 아이를 구할 수 있는데, 왜 열어주지 않죠?"
로운은 침을 꿀꺽 삼키고 물었다.
"누구시죠?"
정적. 숨 막힐 듯한 순간이 흐르고 목소리는 말한다.
"간호사예요. 빨리 열어 주세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다시, 정적.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말해주세요."
"그게 중요한가요?"
"중요해요. 말씀해주세요."
문 밑의 그림자가 미세하게 떨린다. 마치 웃음을 참느라 몸을 비트는 사람처럼.
"이름이 중요한가요? 하하. 아! 그런 질문으로 시간을 끄는 걸 보니 당신은 아이를 구하고 싶지 않군요. 그래요, 그럴 수 있죠. 많은 보호자들이 병수발에 지치곤 한답니다. 아, 한번은 자식을 더는 감당할 수 없어 베개로 얼굴을 덮어 죽인 어머니도 보았죠. 그러니 이해합니다. 처음에는 알량한 사랑으로 부모니 자식이니 하는 말들로 포장하다가도 하루가 지나고, 한 주가 지나고, 일 년이 지나면 사람의 마음이 처음같을 수는 없으니까요. 당신도 그런 거죠? 그래요, 이해해요. 이해한답니다.
저 아이가 없으면 당신은 얼마나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동생이 불청객 같죠? 만약 부모님이 정말로 당신을 자식처럼 생각했다면 어째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자식을 가지려 했겠어요? 저 아이가 건강해도 당신이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저 아이가 건강해도 당신이 좋은 오빠로 남을 수 있을까요? 마음이 아무리 깊어도 설마 피보다 진하겠어요?"
목소리는 본색을 드러내며 악담을 쏟아낸다. 로운은 이제 문에서 완전히 떨어져 잠든 동생을 껴안는다. 끔찍한 말들이 여전히 감미로운 목소리로 흘러나와 로운은 참을 수 없는 불쾌함을 느꼈다. 자신의 말을 끝내고 잠시 멈칫한 뒤, 목소리는 기괴하게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어떤 구원을 찾아도 네 동생은 낫지 않을 것이다. 네 주인은 너에게 부스러기 같은 희망도 던져주지 않을 것이고, 네 바람은 한 마디도 이뤄지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라. 우리는 언제나 네 곁에 머무를 것이다. 우리는 인간을 몹시 사랑한단다. 우리는 너희에 대해 너희가 자신을 아는 것 이상으로 잘 알고 있으니,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보자꾸나. 우리는 네가 참 마음에 든다."
목소리의 말이 끝나고 로운은 눈을 뜬다.
"헉!"
심장 박동이 빠르게 뛰고 온몸이 축축하다. 기억을 되짚어보려 하지만 꿈은 기억나지 않는다. 며칠 째 이런 상태다. 기억하지 못하는 악몽이라도 꾸는 것일까? 로운은 다시 눈을 감는다...
- 드림캐처
- 프로키온에게 선물을 받은 뒤
"마르바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어째서 우리의 권능이 닿지 못하는가?"
"흥, 잡스러운 잔재주를 부렸구나. 머리맡의 저것이 보이느냐. 거미 여신의 권능을 모사한 탈리스만이 아닌가. 헌데 저것은 우리의 땅과 하늘에 속한 힘이 아니구나."
"그것 참 이상한 일이구나. 우리가 이 땅을 두루 돌아다닌 이래, 영기천부터 무저갱까지 우리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고, 세계에 대한 지식을 알기로는 우리의 지혜가 저 하늘의 전능자에 못하지 않은데, 어째서 우리가 모르는 힘이 있는가?"
동료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던 사자의 머리를 가진 존재가 입을 열었다.
"형제여. 내가 잠시 숙고해 보니 이것은 저 하늘의 폭군마저 만들지 않은 세계가 있고, 그조차 모르는 곳이 있다는 뜻이니 이는 참으로 좋은 소식이다. 만약 그 세계를 넘나드는 방책을 찾는다면 우리 또한 그곳으로 갈 수 있고, 우리가 광채보다 빠르게 그곳을 노니면서 하늘의 눈을 피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니 어찌 이것이 나쁜 일이겠는가."
"오, 마르바스. 참으로 옳은 말이다. 만약 그리하다면 우리가 저 깊은 심연에서 나와 어쩌면 그곳을 우리의 새 왕국으로 취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사자의 옆에 서있던 존재는 자신이 동료처럼 탁월한 분석을 하지 못 했다는 사실에 내심 분개하는 한편, 겉으로 동료에게 아부했다.
"아몬, 너는 어째서 도망칠 생각을 하느냐. 너는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나 이제는 저 폭군의 충실한 노예가 되었느냐? 아니면 이 땅의 부드러운 흙과 향기로운 공기에 취한 나머지 투쟁심을 잃었는가? 다른 세계가 있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 우리는 저 폭군이 자신의 말처럼 전능한 존재가 아님을 확실히 알았으니, 그 자의 자리를 어떻게 빼앗을 지 논의해야 한다. 그가 우리보다 위대한 자로 군림하는 이유는 단지 힘이 강하기 때문이 아니다. 어떤 강한 왕도 산과 바다를 만들지 못하였으나 오직 그만이 할 수 있기에 그는 우리를 핍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다른 세계에서 그 몰래 힘을 기르고, 그를 초월하는 힘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자보다 더 위대해질 수 있으리라.
그 방도를 아는 자는 지금으로선 저 아이 뿐이니 우리의 충실한 조력자로 만들 이유가 하나 늘었구나. 이리 와라, 아몬. 힘을 합쳐 우리를 가로막는 저 방해물을 없애도록 하자."
- 이계의 신
- ■-사백오십삼의 방문 뒤
"흥, 여기저기 방해꾼이 많군. 이번에는 대단히 거슬리는 자가 다녀갔구나."
"그래봐야 지존자에 비하면 미미한 힘에 불과하다. 이곳은 우리의 소유물이니 저 자가 두고 떠난 권능도 곧 우리의 것이 되리라. 이전의 탈리스만에 비하면 확실히 번거롭긴 하나 이것도 처리할 방편이 생길 테지. 우리는 이 땅의 낙원에서도 이미 전능자를 이겨 보았다."
"우리의 힘이 밤에 한한다고 생각했다면 착각이다."
"인간은 눈을 뜨고 비로소 죄를 알게 된 동물. 낮에도 유혹할 방법은 충분히 많지. 좋은 꿈 꾸거라. 몸의 긴장이 풀리면 마음도 나약해지기 마련이니."
"너를 걱정하는 자가 이리도 많구나. 네가 더럽혀질 이유가 하나 늘었다."
"네 몸이 참으로 탐난다. 그 속에 머무르면 아까 찾아온 신의 땅에 가게 될지도 모르지."
"그자는 우리가 이 아이와 한 몸이 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 과거1
-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수선화에게』, 정호승
서울 은평구에서 산가 경사로를 따라 나지막히 올라가면 나무 사이로 숨어있는 붉은 벽돌 건물을 볼 수 있다. <성모의 집>. 나는 그곳에 매주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 경사로를 따라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다 입구가 보일 즈음이면 어제 일처럼 기억들이 떠오른다. 나는 이 곳에서 자라났다. 수녀님에게 듣기로는 거의 태어나자마자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 세상에는 빛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주님에게 돌아가는 영혼들도 많으니까.
하지만 사람은 쉬이 삶의 복됨을 잊기 마련이기 때문에, 나는 어릴 적에 그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사계절이 몇 번 지나고, 내가 사람들의 삶을 조금씩 알기 시작했을 무렵,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언제였을까? 보육원 뒤켠의 우리에서 토끼가 어린 자식들을 낳았다. 몹시 작고 사랑스럽게 생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갓 태어난 토끼는 누가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어머니의 품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엄마 토끼 또한 한참동안 자식들을 핥아가며 털을 정리해줬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 한참을 바라보다가, 문득 나에게는 저런 존재가 없었을까. 나를 낳은 사람들은 어디로 떠났을까 의문이 생겨 수녀님에게 물어보았다. 내용은 기억이 안 나지만, 내 손을 잡고 사실을 알려주던 수녀님의 온기가 기억난다.
모든 걸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어쩐지 너무 서글퍼서, 같은 사람들이 있는 같은 곳에서 나는 유독 외로워졌다. 말수가 줄어들었고 갑자기 서러워지는 일이 늘었다. 누군가가 너무 보고 싶었다. 가끔 누가 날 안아주는 꿈을 꾸었는데, 깨면 조용하고 어두운 방이 더 외롭게 느껴졌다. 너무 어두워 텅 빈 것만 같던 잠깐의 시간이 너무 무서웠다. 여기는 우주 한복판이구나. 나는 우주비행사인 거야. 우주선도 친구도 잃어버린 채로 헤엄치는 우주비행사.
그 시절 유달리 선명하게 기억나는 경험이 하나 있다. 꽃내음이 퍼지던 봄이었다. 운동장 한 구석에서 나는 연석을 따라 줄지어 기어가는 개미를 보았다. 누가 가르쳐 줬는지, 질서정연하게 긴 줄을 차근차근 걸어가고 있었다. 이사를 가던 것일까. 중간에 하나가 실수로 넘어지자 뒤의 개미가 일으켜 세웠다. 너희는 서로를 두고 떠나지 않는구나. 너희는 한 가족이구나. 서른 밤 전에 나와 친했던 친구는 새 가족을 만나 떠났어. 나도 너희 집에서 같이 살고 싶어. 말을 걸다 보니 눈물이 똑, 똑. 운동장 바닥을 짙은 갈색으로 물들였다.
세상에는 이렇게 가족이 많은데. 토끼도 가족이 있고 개미도 가족이 있는데. 최초의 사람은 갈비뼈 하나를 꺼내 자신의 짝을 만났는데. 노아가 방주를 탈 때에는 동물들이 둘씩 짝을 지어 탔다는데. 예수님도 부모가 있었는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눈물이 한참동안 멈추지 않았다.
- 과거2
- 갖가지의 기적을 일으키는
봄을 그대에게 보이리라.
『봄을 그대에게』, 마리아 릴케
"아이가 좀 조용해요. 겉돌기도 하고요. 걱정이네요."
아녜스 수녀는 창 너머 화단을 가리키며 말했다. 대여섯살 쯤일까. 홀로 쪼그려 앉은 아이가 보였다.
"제가 한 번 이야기 해 볼까요?"
"쉽지 않으실 거예요."
일단 해봐야죠. 수심 가득한 얼굴로 볼을 쓸어내리는 아녜스 수녀를 뒤로 하고, 베네딕토 신부가 걸어나왔다. 그림자가 드리우자 아이가 올려다보았다. 베네딕토가 처음 한 생각은, 표정이 너무나 생기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아이는 고개를 한 번 끄덕해 인사했다.
"안녕, 마르티노. 뭐 하고 있었니?"
"그냥 구경이요."
"꽃을?"
"으응."
"그래, 같이 보자."
베네딕토는 풀썩 앉아 같이 화단을 바라보았다. 로운은 그때 이 사람은 뭔가, 왜 내 옆에 있나. 그런 생각을 하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날 둘은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냥 좀 꽃을 좋아하는 사람인가보다, 생각했을 뿐.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 과거3
- 어미는 혹시 잊을지 몰라도 나는 결코 너를 잊지 아니하리라.
이사야 49:15 中
신부님은 그 다음 날에도 찾아왔다.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언제부터 나도 모르게 신부님을 하루 종일 기다리고 있었다. 한번은 하루 신부님이 오지 못했는데-. 다음 날 달려가 옷자락을 붙잡고 꼭 껴안았다.
문득 세상이 좀 더 예쁘다고 생각했다. 채도가 조금 더 높아진 것 같고, 밥은 조금 더 맛있어지고, 놀이 시간에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내가 먼저 말을 걸고 모아둔 말들을 꺼냈다. 이분은 왜 이렇게 나에게 잘 해주는 걸까. 궁금하지만 물어보지 못하고 있던 중 신부님이 먼저 말을 꺼냈다.
"나도 부모님이 일찍 떠나셨단다."
그 말을 듣고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껴안아버렸다. 신부님이 내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사고로. 나도 한때는 뼈가 시릴 정도로 외로웠지. 혼자 울기도 했어."
"지금은요?"
"그 분들이 생각나기는 해도, 외롭지는 않단다. 새 가족을 만났거든."
"새 가족?"
신부님도 새 부모님이 생겼던 걸까? 곧 신부님이 대답했다.
"'이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 로운아. 가족은 멀리 있지 않단다. 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다면 누구나 서로에게 가족이 될 수 있지. 그래서 항상 교회에서 형제, 자매님이라고 부르는 거야."
"저도 신부님처럼 될 수 있을까요?"
"누구나 나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단다. 언제나 주님이 함께 계신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저는, 저는."
나는 신부님의 옷깃을 붙잡고 울먹거렸다.
"나눠주고 싶어요.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을요."
"너는 분명 나보다 잘 할 거야. 너는 다른 사람을 위해 눈물 흘릴 수 있는 사람이니까. 지혜롭고 또 선한 마음씨를 지녔으니까. 네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그날 나는 배웠다. 사람의 사랑은 누군가에게 이렇게나 기적이 될 수 있구나. 그 마음이 전하는 변화에 비하면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바다가 갈라지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이구나. 마른 나뭇가지에서 피어나는 꽃을 기다리고, 꽃이 진 자리에서 열매가 자라날 것을 가르쳐 주려는 이 마음이, 진정으로 깊은 기적이라고.
- 마실
- Die Lerche in blaue Höh entschwebt
종달새가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고
der Tauwind weht so lau
부드럽게 불어오는 훈풍은
sein wonniger milder Hauch belebt
그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숨결로
und küßt das Feld, die Au
벌판과 초원에 입 맞추며, 봄을 일깨우네
『봄의 왈츠』, 요한 스트라우스
예은: 오늘 홍대 가쉴?
준혁: ㄱ
건우: ㄱㄱ
로운: 나도나도!!!
예은: 신부님 속세 가신다
단톡방을 보던 로운은 키득거렸다. 아무리 바빠도 놀 땐 놀아야지. 봄을 맞이해 모처럼 시간을 짜냈다. 그리고 신부님 선물도 사야지, 로운의 기대는 잔뜩 부풀었다.
"저 오늘 일찍 가도 돼요?"
"그래라~ 야 자세! 자세!"
코치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다른 학생에게 잔소리를 시작했다. 아싸! 시간이 빨리 지나기를 기대하며 로운은 활을 당긴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친구들이 보인다. 한 명씩 돌아가면서 로운의 볼을 잡아당겼다.
"이로운! 살이 더 빠졌어~ 불쌍해서 어떡해~"
"귀여운 자식. 훈련은 잘 하고 있냐?"
"선물부터 보러 가자. 살 거 있다며."
으에엥. 로운은 저항하지 않고 흐느적거린다. 브그싶읏으 으드르. 으이구. 한참 동안 북북거리며 만지작거리는 시간이 끝나고, 무리는 길을 나선다.
"전공은 정했어?"
"2학년부턴 더 어렵다는데."
"엄마가 학원 하나 더 다니래~!"
도란도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봄 햇살을 맞으니 주인공이라도 된 기분이다. 평생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
- 이별
- 상냥스러운 사랑의 표적조차
이제는 슬픔의 씨앗이 되었고
아아, 지금은 정녕 봄이라는데 프란치스카여
내게만은 쓸쓸하기 그지없는 가을이라오.
『이별』, 괴테 中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로마서 8:35-39)
로운은 제대로 미사에 집중하지 못했다. 가운데 있는 관 속에는 유골함이 들어있다. 로운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눈물이 멎는가 싶으면 다시 쏟아졌다. 영성체 시간에는 입 안에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겨우 습관적으로 턱을 움직여 삼킬 수 있었다. 고별 시간 로운은 겨우 다른 사람을 붙잡고 앞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아, 이 땅의 삶은 짧은데 어찌 이리 급하게 가셨는지. 그리고 어째서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을 알고도 이렇게 슬픈 것인지. 관 위에 엎드린 로운의 마음 속으로 속삭임이 들려온다.
'그것은...'
'...그것은.'
'너의 마음 속에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
'보아라, 충실한 종이 죽었구나. 참으로 이것이 사랑이냐? 세상에 신이 있기는 한가? 이리도 불쌍한 자가 있다니. 외지에서 외로이 죽었겠구나.'
'그래, 죽는 순간에도 신이 보이던가? 그자가 무슨 말을 하며 죽었을까?'
'아니면 신이 생각만큼 선하지 아니한 게 아니겠느냐? 밖에 나가 보아라, 네가 믿는 자가 있는지. 그를 보았다는 자가 있느냐?'
'너는 이미 알고 있다. 부인하지 말아라.'
'나는...'
로운은 문득 정신을 차렸다. 잠에서 깨어난 기분이었다.
'나는, 나는 알고 있어.'
로운은 눈물을 닦아내고 또렷하게 눈앞을 바라보았다.
'내가 슬픈 건, 그만큼 사랑했기 때문이야. 이별의 고통은 만남의 기쁨으로 시작된 거야. 그러니까 나는 잊지 않아. 내가 어떻게 신부님을 만났는지, 내가 어떻게 사랑하는 마음을 배웠는지...'
로운은 일어나 다시 무릎을 꿇고 관에 덮인 천에 입맞췄다.
'안녕히, 사랑하는 신부님. 곧 다시 만나요. 지상의 시간은 영원에 비하면 짧으니까. 정말 많이 사랑했어요.'
- 대화편
- 是以聖人後其身而身先, 外其身而身存. 非以其無私邪
故能成其私.
성인은 언제나 자신을 뒤에 두기 때문에 도리어 다른 사람의 앞에 있게 되고, 또 자신을 바깥에 두기 때문에 능히 자신을 보전할 수 있다. 바로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이지 아니한가?
그러므로 도리어 자기의 목적을 이룬다.
『도덕경』, 노자
"누가 강한 사람이니?"
"음..."
로운은 잠시 고민한다. 강한 사람?
"뭐어, 힘이 좋은 사람 아닐까요? 3대 500?"
"그럼 호랑이나 곰이 차라리 낫겠구나. 완력으로는 인간이 비할 바가 없으니."
"흐음."
확실히. 로운은 좀 더 고민하고 대답했다.
"그러면, 권력이 있는 사람? 알렉산드로스처럼요."
"확실히 권력이 있으면 힘이 강한 사람도 따르지. 그러면 헤로데(*유대인의 왕으로, 신약에서 예수의 탄생 예언을 듣고 2살 이하의 모든 남아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다.)는 어떠니? 그 권력으로 저항하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죽이지 않았어. 본래 권력은 그 무게만큼 사람을 두렵게 만들기도 하지."
"으음!"
산파술인가? 로운은 한참동안 고민한다.
"똑똑한 사람! 다들 그 사람 말을 들으니까요. 그리고 빼앗길 걱정을 할 필요도 없죠."
"뉘른베르크 재판 당시 나치 간부들 아이큐 얘기를 했던가?"
"으아악!"
그러지 말고 말해주세요, 머리 아프려고 해요. 로운의 투정에 베네딕토는 웃으며 말했다.
"완력이 강하지만 옳지 않은 사람은 불량배라고 부르고, 권력이 있지만 권력에 잡아먹힌 사람은 폭군이라 부르며, 지성이 탁월하지만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은 비열한 부역자가 되기 마련이지. 이 사람들은 힘은 강하지만 언제 나보다 강한 사람에게 내 자리를 빼앗길 지 모르기에 잃는 것을 싫어하고, 겉으로는 탁월해 보여도 언제나 두려움에 떨기 마련이란다. 강하다는 말보다는 그리스 철학자의 말처럼 탁월한Arete 사람이라고 하면 더 좋겠구나.
탁월함은 잃어버릴 수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탁월한 사람은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스스로 돌아보며 반성하고, 내 한계를 이해하고, 내 능력이 나의 것이 아님을 알게 만드는 겸손으로부터 나오지. 그래서 인간에 비할 수 없이 뛰어났던 천사가 오만함을 품었을 때 추락했음을 <창세기>가 알려주는 것이고. 그러니 너는 늘 기억하렴. 강한 사람이 흔들리지 않는 것은 항상 최선을 다해 신중한 한편, 내 능력은 모두 하느님이 주신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란다. 누군가는 그것을 로고스Logos라고 불렀고, 누군가는 도道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지만."











